"이번 달 매출 3천!" 그런데 사입 결제일마다 잔고가 아슬아슬해요. 장사가 안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럴까요. 매출·순수익·현금이라는 세 숫자가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. 하나씩 해부해 볼게요.
사장님 통장이 이상한 게 아니에요. 매출, 순수익, 통장 잔고는 애초에 서로 다른 세 가지 숫자인데, 우리는 습관적으로 매출 하나만 보면서 셋을 같은 것으로 착각해요. 이 착각이 "잘 버는 것 같은데 늘 쪼들리는" 상태를 만들어요.
매출은 지나간 숫자, 순수익은 남는 숫자, 잔고는 지금 쓸 수 있는 숫자예요.세 숫자를 구분하는 순간부터 자금 스트레스가 줄기 시작해요.
옷 가게 기준으로 월 매출 3,000만 원을 실제로 쪼개볼게요. 숫자는 흔한 평균치예요.
| 항목 | 금액 | 설명 |
|---|---|---|
| 매출 (부가세 포함) | 30,000,000원 | 카드·간편결제 합계 |
| 부가세 몫 | −2,700,000원 | 매출의 10/110 · 내 돈 아님 |
| 사입비 (원가율 45%) | −12,300,000원 | 공급가 기준 |
| 택배비 (약 700건) | −2,100,000원 | 건당 3,000원, 포장재 포함 |
| PG·카드 수수료 | −800,000원 | 약 3% 안팎 |
| 광고비 | −6,000,000원 | 매출의 20% |
| 순수익 | 약 6,100,000원 | 매출의 약 20% |
"3천 벌었다"의 실체는 610만 원이에요. 여기서 임대료, 통신비, 각종 구독료, 그리고 사장님 인건비까지 빼면 더 줄고요. 이 구조를 모른 채 매출 기분으로 3,000만 원짜리 소비 결정을 하면, 통장은 당연히 비어요.
순수익 610만 원이 계산상 존재해도, 그 돈이 오늘 통장에 있는 건 아니에요. 돈이 들어오는 시점과 나가는 시점이 어긋나 있거든요.
이 시차가 심해지면 장부상 흑자인데 결제할 현금이 없는 상태, 이른바 흑자 도산의 축소판이 벌어져요. 실제로 망하진 않더라도, 급한 마음에 마이너스 대출을 쓰거나 마진 깎는 급세일을 하게 되죠. 그 비용이 다시 순수익을 갉아먹는 악순환이고요.
월말에 몰아서 정산하면 이미 늦어요. 원가율·수수료·광고비를 반영한 순수익이 매일 자동으로 계산되게 만들어 두면, "남는 게 없는 달"이 시작되는 첫 주에 알아챌 수 있어요.
매출의 10%는 처음부터 다른 통장으로 옮겨 두는 게 제일 확실해요. 자세한 요령은 부가세 글에 정리했어요.
사입을 늘릴까, 광고를 올릴까 같은 결정은 매출이 아니라 지금 가용 현금 + 이번 주 입금 예정을 보고 하세요. "오늘 이 주문들을 출고하면 목요일에 400만 원이 풀린다. 사입 결제는 금요일로 잡자" 이런 식으로요.
구조를 볼 땐 빼고, 생존을 볼 땐 넣으세요. 사업의 수익성은 인건비 전 기준으로 추적하되, "이 장사로 먹고살 수 있나"는 내 월급을 뺀 뒤의 숫자로 판단하는 거예요. 둘을 섞으면 둘 다 안 보여요.
완벽하게 시작하려고 하지 마세요. 대표 상품 10개만 사입가를 정리해도 전체의 70~80%가 잡혀요. 나머지는 평균 원가율로 추정하다가 차차 채우면 돼요.
정답은 없지만, 순수익이 우상향하는 한도가 그 가게의 적정선이에요. 광고비 비중이 늘면서 순수익이 제자리라면 이미 초과예요. 매출이 아니라 순수익 그래프가 판정단이에요.